이외수, 『들개』, 해냄

젓가락을 벽에 던져서 박으시고, 한겨울에 폭포수에 들어가는 이야기는 이젠 너무 많이 퍼져서 신기하지 않다. 단순히 괴인이라고 칭하기에는 이외수의 행동이 가지는 의미는 상당히 크다. 또한 그의 소설 들개를 보게 된다면, 이건 더이상 우스갯 소리가 아니다.

나 또한 어린 시절 이외수의 예화를 들었었고, 나 또한 비슷하게나마, 혹은 작게나마 고민을 가지고 있던 때가 있었기에 순수한 마음에서 이외수를 인정했다. 솔직하게 글을 쓰고 싶었다. 아무리 가타부타 많은 설정들과 이야기와 감정들이 오고간다 하지만 글을 쓰는 내 자신이 모든 것을 '경험' 하고만 싶었다. 그래야만 진정한 글이 나오리라고. (그래서 이걸 주제로 글을 써보기도 했었다, 후후.) 그런 와중에 들은 이외수의 이야기는, 내게 힘을 줬다. 아, 그래 난 틀리지 않았구나, 하는 동지의식?

그걸로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그 정도면 내가 이외수를 읽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에 와서 내가 이외수를 '처음'으로 보게 된 건, 왜 일까, 왜 이제와서, 굳이, 아무튼,

들개를 읽고, 난 다시금 내가 틀리지 않았다는 걸, 이외수가 틀리지 않았다는 걸, 확신하게 되었다. 들개 그림을 그리기 위해, 들개가 되고야마는, 주인공, 그리고 이외수, 조금 염치 없이 말하자면 나까지, 그게 진실된 글쓰기의 방식 중 하나임을 설파하려 한다. 소설 속에 나오는 현실과 타협하지 않겠다 다짐하지만 현실의 노예에 불과한 여주인공은, 글을 쓸 수 없다. 앞으로도.

많은 비약이겠지만, 적극 긍정하게 된다. 삶의 방식 또한 긍정한다. 하나를 이루기 위해선, 내 자신이 그 하나가 되어야 한다. 하나가 되는 척만 해서는, 그저그런, 집을 지키는 개가 될 뿐이다. 

by 이재훈 | 2008/05/13 15:14 | 책 이야기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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